땅 위에서 누리는 것은 잠시… 주님의 영원한 약속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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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위에서 누리는 것은 잠시… 주님의 영원한 약속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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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김제에 가면 조덕삼 장로라는 분이 세운 금산교회가 있습니다. 조 장로는 미국 테이트 선교사의 전도로 예수님을 믿게 됐습니다. 그가 예수님을 믿은 후 그의 가족과 집에서 일하는 모든 하인도 예수님을 믿게 됐습니다.

이 집에는 이자익이라는 머슴이 살았습니다. 그는 경상도에서 출생했고 어릴 때 부모님을 여의고 고아로 자랐습니다. 허기를 면하기 위해 당시 곡창 지대인 김제로 무작정 가출했습니다. 그를 측은하게 여긴 조덕삼은 머슴으로 데리고 있으면서 마부 일을 맡겼습니다.

이자익은 성실하게 일했고 예수님을 믿게 됐습니다. 조덕삼은 이자익이 자기 아들이 배우는 천자문과 한글을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을 봤습니다. 그리고 글을 깨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줬습니다.

조덕삼과 이자익은 성실하게 교회를 섬겼고, 1902년 함께 세례를 받았습니다.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자 조덕삼은 땅을 헌납해 1908년 금산교회 예배당을 지었습니다.

테이트 선교사의 사역이 확장돼 주일마다 예배를 인도할 수 없게 됐습니다. 선교사는 이자익을 설교자로 임명했고 주인인 조덕삼은 머슴인 이자익의 설교를 들으며 은혜를 받았습니다.

문제는 1909년 장로 투표를 할 때였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깨고 조덕삼이 아니라 이자익이 장로로 피택됐습니다. 일순간 서먹한 분위기가 흐를 때 조덕삼이 일어나 말했습니다.

“성도 여러분, 참 감사합니다. 나는 나이가 많아 봉사하기 어려운데, 젊은 이자익 영수를 장로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모두 이자익 장로를 잘 받들어 교회를 부흥시킵시다.”

주인의 한마디가 긴장을 녹이고 교회 부흥을 일으키는 디딤돌이 됐습니다. 조덕삼도 이듬해에 장로가 됐습니다. 그는 이자익을 평양신학교에 보내 목사가 되게 하고, 1915년 금산교회로 초청해 2대 목사로 섬기게 했습니다.

하나님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은 자신이 죽고 예수님이 사는 사람입니다. 진정한 신앙인은 자신을 통해 곁에 있는 사람이 온전하게 세워지게 합니다. 자신의 유익이나 의를 추구하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해 가는 사람은 발은 땅을 딛고 있지만, 영혼은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아브람의 신앙과 롯의 선택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복을 주셔서 그의 소유가 풍부하게 됐습니다. 소유가 많아지자 아브람의 목자와 롯의 목자 간 다툼이 시작됩니다. 그 땅은 하나님이 아브람에게 주기로 약속하신 땅이고 롯은 아브람을 따라서 온 조카이기에 아브람은 얼마든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람은 조카 롯에게 좋은 땅을 먼저 선택할 수 있도록 양보했습니다.

아브람의 양보는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땅 위에서 누리는 것은 잠시 지나갈 뿐이기에,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을 바라보았습니다.

문제는 롯이었습니다. 삼촌이 호의를 베풀었으면 마땅히 선택권을 양보했어야 할 텐데 눈을 들어 마음에 드는 비옥한 땅을 차지합니다. 두 사람의 선택 근거가 무엇입니까. ‘믿음으로’와 ‘생각대로’입니다.

아브람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과 형제를 사랑하는 관용에 근거해 양보의 미덕을 발휘합니다. 세속적인 욕망에 사로잡혀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롯의 인생은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롯의 생애 최고의 결정은 아브람을 따라간 것이고, 최악의 결정은 아브람과 헤어져 자신의 길을 간 것이었습니다.

신앙인은 눈에 좋은 대로 선택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대로 선택해야 합니다. 아브람도 어느 땅이 좋은지 잘 알고 있었지만, 판단의 근거를 눈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믿음에 두었습니다.

사막에서도 물을 내시는 하나님이 마른 광야도 옥토로 만드실 것을 믿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아무리 초라해도 그곳이 천국이요,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으면 아무리 화려해도 삭막한 광야일 뿐입니다. 천국을 사모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치관은 오직 하나님입니다. 좌로 가든 우로 가든 하나님과의 동행에 관심이 있을 뿐입니다.

아브람에게 약속하시는 하나님

함께 고향을 떠나온 조카 롯이 떠나갔을 때, 하나님은 아브람의 마음을 잘 이해하셨습니다. 하나님은 놀라운 약속으로 아브람을 위로하십니다.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창 13:15) 하나님은 아브람의 마음을 이해하셨고 그의 신앙적 결단을 기뻐하셨습니다.

롯은 스스로 좋은 것을 선택함으로써 주체적인 인생을 택했지만, 아브람은 인생의 선택권을 하나님께 드리고 하나님이 부여하시는 미래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의 선택보다 하나님이 주시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믿었습니다. 손해를 보더라도 의로운 결정을 내릴 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외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 모습을 보시는 주님이 더 큰 것으로 우리에게 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아브람의 성숙해진 믿음에 그를 지켜보는 우리도 기쁨을 느끼지만, 그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미소도 보입니다. 아브람의 축복은 더 좋은 땅을 취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선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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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응렬 목사(미국 와싱톤중앙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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