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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쎄인트의 책 이야기 Sep 21. 2022

시간 속에서 생각하기







【 리 스몰린의 시간의 물리학 】 - 실재하는 시간을 찾아 떠나는 물리학의 모험


_리 스몰린 / 김영사






“물리학을 믿는 나와 같은 사람들은 과거, 현재, 미래의 구별이란 단지 고질적인 환상일 뿐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_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그럴까? 시간은 단지 환상에 불과할까? 위에 언급된 아인슈타인의 말 속에는 실재와 진리를 자각하려면 시간이라는 환상을 초월해야 한다는 생각도 담겨있는 듯하다. 이 책의 저자는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자는 “공간은 환상일 수 있지만, 시간은 분명 실재한다”고 힘을 준다. 따라서 저자는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시간의 실재성에 대한 믿음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논증을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는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시간 속에서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상대성과 비시간성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개발하며 시간의 본성과 관련된 전략을 생각했다. 그는 시간이 관계적인지 절대적인지에 관한 논점에서 관계적인 입장을 받아들였다. 시간은 변화하며, 지각된 관계에 관한 것이라는 뜻이다. 절대적 혹은 보편적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초기 저술에서 아인슈타인은 조작주의(operationalism)라고 불리는 전략을 활용했다. 1916년에 일반상대성이론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후, 아인슈타인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이 이론을 전체 우주에 적용한다. 그는 우주가 마치 구와 같이 유한한 연장을 갖고 있지만 경계가 없다고 상상하며 이와 같이 작업했다. 이것은 매우 심오한 단계였다. 최초로 우주를 자기충족적이고 유한한 것으로 본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시간을 측정하는 데 쓰이는 모든 시계는 계의 내부에 있다고 가정해야 했다. 계밖에 있는 시계에 대한 필요성을 없앰으로써 일반상대성이론은 관계론적인 물리학을 구축하는 여정에서 진일보를 이뤄내게 된다. 그러나 이 이론은 여전히 뉴턴적 패러다임에 기초해 있었다. 왜냐하면 이 이론은 비시간적인 배위공간에 비시간적인 법칙이 작동하는 것으로 공식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의 출현




시간만큼 신비로운 것이 공간이다. 공간은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시간이 공간과 매우 다르다는 것을 이해함으로써 시간에 대한 우리의 개념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한다. 공간이 양자역학적 수준에서 전혀 근본적인 것이 아니며, 더 깊은 질서로부터 출현하는 것이라는 혁명적인 통찰로 이끌어준다. 기술이 발전하기 전 사람들은 지구의 표면이 2차원적이라는 사실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립되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걸어갈 수 있는 거리 안에 수백 명의 사람만을 만날 뿐이다. 이들은 이웃하는 마을들과의 상호작용을 늘리기 위해 잔치와 축제를 여는 등 최선을 다했다. 몇몇 두려움을 모르는 상인들은 외국으로 모험을 떠났다. 그러나 공간은 우리 대부분을 서로 이방인인 채로 남겨두었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과 인간과의 공간을 더욱 빠르고 가깝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감당했다. “이제 세계가 훨씬 더 많은 접속을 가진 연결망이라고 생각해보자. 사물들은 서로에 대해 더 가까이 있게 된다. 연결망을 통해 연결되기 위한 단계들의 수가 더 적어지고, 연결망 속 임의의 두 매듭 사이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시간이 줄어든다.”




시간의 미래




시간의 미래도 흥미로운 주제이다. 자연법칙들은 실재적 시간 개념 안에서 진화하며, 이러한 시간 개념은 우리의 원리들과 결합하여 우리에게 새로운 우주론적 이론의 토대를 제공해준다. 논리와 수학은 자연의 양상들을 포착할 수는 있지만 결코 자연전체를 포착할 수는 없다. 수학으로는 결코 나타낼 수 없는 실재의 양상들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실재 세계는 항상 어떤 특정한 순간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만약 실재하는 모든 것이 순간 속에서 실재한다면, 법칙들과 상태들 사이의 구분은 상대적인 것이어야 하며, 이는 우리 자신이 속한 것처럼 상대적으로 차갑고 고요한 시대에서야 비로소 나타나고 식별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좀 더 격렬한 다른 시대에 대해서는 이 구분이 세계에 대한 새롭고 완전히 동역학적인 기술을 통해 해소되어야 할 것이며, 이 기술은 합리적이면서 충분한 근거의 원리에도 들어맞을 것이다.”




에필로그




저자는 물리학 또는 수학에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 독자들도 이해 할 수 있도록 책을 썼다고 하지만, 만만히 넘길 내용들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숫자나 기호 울렁증이 일어날법한 물리학 수식이 없다는 점이다. 간간히 텍스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삽화가 있을 뿐이다. 핵심적인 질문은 가능한 한 가장 단순한 예를 들어 설명했다고 한다. 책은 크게 두 챕터로 구성된다. 1부에선 ‘무게 : 추방된 시간’을 타이틀로 시간이 환상이라고 믿게끔 하는 과학의 사례를 제시하고, 2부에선 ‘빛 : 다시 태어난 시간’을 주제로 1부에서 제시된 논증을 논박한다. 덧붙여 기초 물리학과 우주론이 현재 당면한 위기들을 극복하기 위해 왜 시간을 실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 받아 작성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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