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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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기 13: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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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에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쬐지 않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겻불’이란 왕겨를 태우는 불인데 반상 구별이 뚜렷하던 시절 한겨울 추위에 양반이 겻불 곁에 가면 상민들은 자리를 비켜주었습니다. 그리고 멀리서 양반이 불을 쬐는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들은 추위에 떨어야 하였습니다. 그래서 양반은 상민들을 배려하여 겻불을 쬐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춥고 가난한 백성을 생각하는 양반의 넉넉하고 멋스러운 마음은 사라지고 아무리 궁한 처지가 되어도 체면을 상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뜻만 남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무사는 곁불은 쬐지 않는다’는 말도 있습니다. 여기서 ‘곁불’은 곁에서 쬐는 불로서 누군가를 가까이하므로 얻는 이익을 말합니다. 작은 이익을 얻으려고 권력과 기성 질서에 편승하였다가 도리어 예상치 못한 화를 당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속담입니다. 겻불이든, 곁불이든 그 핵심은 바른 정체성을 가진 인격을 전제합니다. 자신의 정체성이 없거나 빈약하고 허술하면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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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존귀합니다. 그러나 교육과 전통 등 후속 요인에 의하여 정체성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이 일본인의 가치관을 갖는 일은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사람은 부모에 의하여 태어나지만 기르는 것은 사회입니다. 모세는 태어나기를 히브리인으로 태어났습니다. 당시의 극악한 시대 상황에서 갈대상자에 담겨져 나일강에 버려졌습니다. 하지만 전화위복을 경험하며 이집트의 왕족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것이 끝이 아닙니다. 그후 모세는 자신의 진짜 정체성을 확인하고 고난받는 민족의 일원으로서 출애굽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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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안 정탐대는 모세로부터 받은 명령을 성실하게 수행하였습니다. 그들은 가데스 바네아를 출발하여 하맛 어귀 르홉까지 갔습니다. 하맛은 후에 이스라엘의 북쪽 경계가 된 지역으로 르홉은 ‘넓다’는 뜻으로 평야 지역이었습니다. 한편 네겝 지방을 거쳐 헤브론도 살폈습니다. 헤브론은 이집트 북단의 소안보다 일곱 해 먼저 건설된 도시인데 소안은 오늘로 치면 뉴욕같은 도시입니다. 그런데 헤브론이 그보다 먼저 세워진 발전된 도시라고 성경은 기록하므로 가나안 문명 수준을 강조합니다. 12명의 정탐대는 40일 동안 왕복 800km를 정탐하고 돌아왔습니다. 귀환 길에는 에스골 골짜기에서 포도송이를 막대기에 꿰어 둘이 메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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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정탐 보고대회를 열었습니다. 가나안은 풍요로운 땅이라는데는 이구동성 일치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땅의 사람들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니 정복은 불가능하다는 보고가 대세였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도 상반되는 보고가 가능한 이유는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체성 때문입니다. 부정적인 보고를 하는 정탐꾼들은 자신이 누구인지를 망각하고 있었습니다. 보는 것을 그대로 말하는 일은 쉽습니다. 본 것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해석하는 일은 쉽지는 않습니다. 긍정과 부정의 차이는 정체성 때문입니다. 자신을 메뚜기(13:33)로 보는 이들은 결코 가나안을 차지할 수 없습니다. 자신이 범인 줄 모르는 호랑이는 강아지에게도 쫓깁니다. 간장 종지로는 항아리에 물을 채울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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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절망뿐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도 하나님의 계수함을 받은 자로서 희망의 삶을 잇는 형제와 자매에게 주님의 선한 이끄심이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 한국의 그리스도인에게 가장 절실한 일이 하나님 나라 시민으로서 정체성에 대한 확신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이 격에 맞는 삶을 살 때 세상은 밝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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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440 어디든지 예수 https://www.youtube.com/watch?v=AoNplSd3u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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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알브레히트 뒤러 <자화상> 부분, 1500, 석회에 오일, 67.1×48.9cm, 알테 피나코텍, 뮌헨
정면 자화상은 그리스도에게만 적용되는 도상입니다. 그런 시대에 뒤러는 자화상을 통하여 자신을 그리스도에 준하는 존재로 격상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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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4. 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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